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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제2회 사회평론 스토리대상 심사평: 청소년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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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회평론 작성일2025-07-02 조회조회수: 100회본문
사회평론 스토리대상 청소년 부문은 제1회 수상작으로 『천국에 염라가 산다』를 선정한 바 있으며, 제2회 응모작 중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수 만날 수 있어 기대를 안고 심사를 하였다. 총 82편이 응모된 원고 중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긴 밤을 넘어서』,『겨울잠』, 『결』, 『뉴 헤븐』, 『복제인간 목인』, 『나의 우주』 총 여섯 편이다.
『긴 밤을 넘어서』는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재난 이후 피폐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이 작품은 인물들에게 일어난 비극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기존 청소년 서사에서 찾기 힘들었던 장면이 돋보였다. 그러나 굳이 시간을 미래로 설정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만큼 익숙한 시공간의 구도와 풍경, 기시감이 느껴지는 인물 캐릭터와 그들의 사연 등이 참신함을 찾기 어려웠다.
『겨울잠』 또한 특정 지역 주민이 겨울잠을 자는 상황을 그린 SF 작품이었다. 동면 실험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이 눈길을 끌었으나, 겨울잠을 왜 자야 하는지를 드러낼 논리적 근거가 드러나지 않아 소품처럼 읽혔다. 청소년 인물들의 관계도 자연스러운 장점이 있는 반면 그들의 대화는 어린이의 눈높이로 읽혔고, 유머도 과유불급이었다. 청소년 서사라면 이야기에 좀 더 구체적이고 설득력을 갖춘 토대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결』은 옛이야기 스타일의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판타지로, 사후 세계 속 인물들이 가진 사연과 그들 간에 엮인 인연을 담았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장점이 있었으나 최근 저승이 배경인 작품이 적지 않게 창작되는 시점에서 이 작품이 기존 스토리를 넘어서는 상상력이나 성취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초반부터 다양한 인물이 가진 사연을 점층적으로 쌓아 올리기보다 결말에 급작스럽게 서술하는 지점도 아쉬웠다.
『뉴 헤븐』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뒤 남은 이의 그리움을 증강현실과 가상현실로 풀어낸 작품이었다. 다양한 시공간의 묘사가 구체적이고 생생하였으며 공간마다의 상상력도 흥미로워 몰입도가 높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뒤로 가며 청소년 주인공이 가상현실 속 사건에서 주체적 인물이 되기보다 그 세계를 관찰하는 데 그치고 있었으며, 데이터 수집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존재가 점차 실존 인물처럼 인식되었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보여 주려 한 삶과 죽음, 기억 등의 주제 의식을 전달받기 어려웠다.
『복제인간 목인』은 주인공을 닮은 여러 명의 복제인간이 출연하여 좌충우돌하는 모험담이었다. 기존 생물학적 복제인간이 아닌, 디지털 기술과 나무라는 재료를 결합한 복제인간의 창조 과정과 그들에게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이 흥미로웠다. 명랑한 톤으로 진행되는 작품의 분위기도 장점이었다. 그러나 작품 후반 음모론을 통해 사건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이야기가 산만해져 짜임새 있게 마무리되지 못하였다.
『나는 우주』는 할머니의 죽음 이후 할머니가 운영하던 식당과 관련된 비밀을 파헤치는 데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도입부의 인물 묘사나 구체적인 시공간 설정이 우리 삶에서 가까운 현실주의 작품처럼 읽히다가 주인공이 식당 주방에서 기묘한 공간을 발견하며 돌연 SF로 전환되는 장면이 매력적이었다. 현실과 묘하게 연결된 다른 차원의 세계에 대한 상상을 능청스러운 대화로 깔끔하게 엮어 낸 솜씨도 돋보였으며, 주인공의 삶과 중심 서사를 자연스럽게 직조하여 청소년 서사의 의미도 살리고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문학적 완결성과 스토리의 상상력이 가장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나는 우주』를 수상작으로 뽑기로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 제2회 수상 작가와 함께 사회평론 스토리대상이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서사의 지평을 열기를 응원한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를 전한다.
청소년 부문 심사위원: 김혜정 작가, 남유하 작가, 오세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대표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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