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교재 · 학술
책 소개
바야흐로 AI의 시대다. 지금까지 우리는 과학 기술을 활용하여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 왔고, 그 결과로 하루가 다르게 기술의 한계가 갱신되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어떠한가. 이제 인간은 AI와 과학 기술의 도움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앞으로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소외될 것이며, 사람들은 AI와 기술에 의존하여 환경과 생명을 제어하는 일에 무뎌질 것이다. ‘응용윤리학’은 이러한 경향이 점점 심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1960년대, 환경운동과 과학기술 비판 속에서 태동한 응용윤리학은 이제 생명, 환경, 정보와 AI 로봇, 신경, 기술·연구윤리로 분화해 우리의 일상과 결정에 개입한다. 병실의 동의서, 연구실의 작업물, 개발자의 코드 한 줄, 정책의 한 문장까지, 우리의 모든 결정은 윤리를 호출한다. 이 책은 응용윤리학의 형성과 오늘의 쟁점을 가볍게 스치지 않고, 각 딜레마 상황에서 핵심 질문을 다루어 독자가 자신만의 판단 기준을 스스로 구축하도록 이끈다. 발전하는 기술과 흔들리는 가치관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이 책은 그 실마리를 제시하고, 사회구성원의 책임 있는 결정을 돕고자 한다.
출판사 서평
기술의 매개와 인간의 선택
AI가 인간의 의사결정에 깊숙이 개입하는 지금, 응용윤리학은 “무엇이 옳은가”를 넘어서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라는 실제적 질문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은 1960년대 시민권·반전·환경운동과 과학기술 비판의 흐름 속에서 응용윤리학이 부상한 배경을 짚고, 철학이 현실 도덕문제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는 전환을 분명히 한다. 오늘의 응용윤리학은 생명·환경·정보와 로봇·신경·기술·연구윤리로 분화하여 우리의 일상적 결정에 세세히 개입한다. 이 책은 각 분야의 핵심 쟁점을 가볍게 스치지 않고 다루어, 독자가 스스로 일관된 판단 기준을 구축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책은 기술이 인간 행위와 관계, 더 나아가 도덕 자체를 ‘매개’한다는 점을 분해해 설명한다. 기술의 설계자는 의도된/암묵적 매개, 강요·설득·유인이라는 매개 유형, 결과에 대한 도덕평가를 예견할 책임이 있다. 책은 이어서 기술 설계에 높은 수준의 상상력이 요구됨을 강조한다. AI 로봇은 미시적 차원에서 의료·돌봄 등 개인의 결정과 행위를, 거시적 차원에서 인간과 기술의 관계 자체를 바꾼다. 따라서 “AI 로봇도 도덕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로봇의 도덕적 능력을 설계·조정할 수 있는가로 이어지며, 도덕행위자 논쟁을 넘어 실제 의사결정 절차를 어떻게 구현할지로 초점을 이동시킨다.
생명과 자유의 경계: 생명윤리학의 질문
1부는 임신중절·대리모·배아입양·유전자 편집·인간복제·안락사로 이어지는 스펙트럼을 따라, 생명과 자유의 긴장을 치밀하게 해부한다. ‘임신중절의 윤리’에서는 태아의 권리와 산모의 자유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산모의 자유를 중심으로 한 페미니즘의 세 가지 옹호 논변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어 ‘대리모’와 ‘배아입양’은 생식의 주체와 친자 개념을, ‘유전자 편집’과 ‘인간복제’는 생명에 기술이 개입하는 상황의 여러 딜레마를 다루며, 마지막으로 ‘안락사’는 웰다잉과 죽음에 대한 권리 조건을 탐구한다. 각 장은 논쟁의 쟁점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판단 기준을 구성하는 논거의 층위를 보여 주어 수업·연구·정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
환경·사이버·로봇·신경·기술·연구윤리: 응용윤리학의 질문
2부는 좀 더 포괄적인 응용윤리학으로 시선을 옮긴다. 환경윤리는 “환경을 왜 그리고 어떻게 보전할까?”를 묻고, 세대 간 정의(미래세대의 권리), 절차적 정의(결정 과정의 공정성), 생태적 정의(동물 등 비인간 존재까지 고려)를 쉽게 풀어 소개한다. 사이버윤리는 가상공간의 ID와 익명성·다중정체성 문제를 통해 “책임은 결국 현실의 ‘나’에게 있다”는 점을 짚는다. 로봇윤리는 로봇을 여러 행위자로 구분해, 어디까지 스스로 판단하게 설계할 수 있는지 따져본다. 기술윤리는 설계자가 염두에 두어야 할 네 가지 체크리스트를 제시하고, 연구윤리에서는 교육과 제도로 윤리의식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과학자가 연구윤리학을 깊이 있게 연구할 필요는 없지만, 연구윤리를 준수하려는 태도는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저 : 김상득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응용윤리학 방법론 연구」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으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Post-Doc. 과정과 연구강사를 역임하였고,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케네디윤리학 연구소(Kennedy Institute of Ethics)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현재 전북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생명윤리, AI 로봇의 윤리, 사회정의 등에 관심을 두고 연구한다. 저서로 『생명과 자유는 어떻게 서로를 반대하는가: 임신중절의 윤리적 논쟁』(2024), 『AI 로봇 윤리』(2024), 『알기 쉬운 윤리학』(2013), 『유전자윤리학』(2009), 『생명의료윤리학』(2000)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AI 로봇의 책임 공백에 관한 윤리학적 연구」(2024), 「Gen AI와 연구윤리」(2024), 「낙태법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에 관한 ‘윤리 법정’」(2023), 「기계의 메타 윤리학」(2020), 「소수집단 우대조치에 관한 윤리학적 연구」(2017)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