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교재 · 학술
요약
한국 현대사의 특수한 이념 환경 속에서 사회주의가 ‘마르크스주의=금기의 사상’으로 협소하게 등식화되어 온 과정을 짚는다. 국내에서는 동구권 붕괴와 동시에 마르크스 연구가 뒤늦게 합법화되었다. 충분한 기초 축적 없이 ‘변절’ 같은 구호 중심의 논쟁으로 월반했던 아이러니를 지적한다. 저자는 사회주의를 단일 교의가 아니라 장구한 사상 전통으로 보고, 이미 플라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폭넓은 계보를 환기하며 편견을 벗기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임을 밝힌다.
『사회주의 사상사』는 고대 희랍에서 동구 공산권의 몰락에 이르기까지 2천 년을 훌쩍 넘는 시간을 가로지르는 통사(通史)적 서술을 제시한다. 시대별 사상가들의 논지를 추적하면서, 사회주의를 인간의 존엄과 연대, 평등을 지향하는 ‘광장’의 이념으로 규정하고 ‘사익의 시장’과 대비해 설명한다. 사회주의를 휴머니즘이자 자연친화적 이념으로 읽어내며, ‘자연적 평등’과 환경정의의 관점까지 포섭해 한국 사회의 낙인과 오해를 세계적 관점에서 재정위치시키려 한다.
동구권 붕괴 이후 마련된 비교적 객관적 연구 환경 속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는 사회주의 내부의 하나의 ‘변이’임을 상기시키고 사상사적 뿌리를 재탐색한다. 신자유주의의 헤게모니와 인간·자연의 이중 위기에 대응해 사회주의적 휴머니즘과 생태적 가치의 현재적 의미를 복원하는 것이 책의 지향점이다. 궁극적으로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사회, 불의와 억압에 대한 저항이 존중받는 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하며, 한국의 왜곡된 이념 지형을 넘어 균형 잡힌 학문적 토대와 성찰적 공론을 촉구하고자 한다.
차례
저자 서문 디딤돌
제1장 서론
I. 왜 쓰는가?
II. 무엇을, 어떻게 쓰는가?
제2장 개념 정리
I. 사회주의의 개념
II. 사회주의의 기본정신
제3장 플라톤, 고대의 마르크스주의자인가?
I. 인간관 및 이상국가론
II. 공산주의 사상의 요체
III. 소결
제4장 유토피아(공상적) 사회주의
I. 유토피아의 개념 및 기능
II. 유토피아 사회주의의 유형
III. 소결
제5장 마르크스주의의 본질: 혁명의 이데올로기인가, 혁명적 방법론인가
I. 마르크스주의 혁명론과 영국
II. 마르크스주의 혁명론의 좌절
III. ‘성부 마르크스’, ‘성자 엥겔스’, ‘성신 레닌’
제6장 사회민주주의의 실체
I. 사회민주주의의 역사적 전개 과정
II. 사회민주주의의 특성, 독일 사회민주주의를 중심으로
III. 사회민주주의와 민주사회주의
IV.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
제7장 소련 및 동유럽 공산권의 붕괴
I. 마르크스·엥겔스와 러시아 혁명, 그리고 레닌 및 스탈린
II. 마르크스주의·레닌주의·스탈린주의
III. 혁명 전후, 소련의 사회·경제
IV. 소련 및 동유럽 공산권 몰락의 역사적 의의
결론
사회주의의 기본정신
에필로그
시장과 광장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
저 : 박호성
서울대학교 문리대 외교학과 졸업, 이어서 독일 서베를린 대학에서 정치학 및 역사학을 공부하고, 정치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87년부터 2014년까지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정치사상 전공교수로 재직하였으며, 현재는 이 학과 명예교수로 있다. 1993~94년에는 미국 버클리 대학, 2000~2001년에는 캐나다 벤쿠버의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UBS), 그리고 2005~2006년에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각각 객원교수로 연구에 종사하기도 하였다. 서강대학교에서 교수협의회장과 사회과학대학장 및 공공정책대학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저자는 특히 우리 사회의 핵심과제라 할 수 있는 계급 및 민족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꾸준히 연구활동을 이어왔다. 학술단체협의회, 역사문제연구소, 한국정치연구회 대표 등으로 활동했으며, 한겨레신문 창간 직후에는 논설위원으로 동참하였고, 현재는 참여연대의 고문으로 미력이나마 보태고 있다. 1991년에는 의사, 법조인, 예술인, 교수 등, 전국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 창간한 『월간 사회평론』의 편집인으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저서로는 서독에서 Sozialismus und Nationalismus로 출판된 박사학위 논문과, 이를 한국어로 번역·출간한 『사회주의와 민족주의』에서 시작하여, 『평등론: 자유민주주의·사회민주주의·마르크스주의의 이론과 현실』, 논문 모음집인 『노동운동과 민족운동』, 아울러 『사회민주주의의 역사와 전망』, 『남북한 민족주의 비교연구: ‘한반도 민족주의’를 위하여』, 『휴머니즘론: 새로운 시대정신을 위하여』, 『공동체론: 화해와 통합의 사회·정치적 기초』, 생태론을 다룬 『자연의 인간, 인간의 자연』 등을 펴냈다.
그 외 시론집 『수렁의 정치, 수레바퀴의 정치학』, 『뺑소니 정치와 3생 정치』, 『21세기 한국의 시대정신』, 『우리시대의 상식론: 새로운 휴머니즘을 위하여』, 수상록 『인간적인 것과의 재회: 바람을 비추는 등불처럼』, 『知識人』 외 다수의 번역서와 논문 등이 있다.
특히 『평등론』으로 1996년 한국정치학회 학술상, 그리고 『공동체론」으로 2010년 한국출판문화상 학술상을 각각 수상한 바 있다.